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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행히 날이 안춥다. 몸이 지쳐 계속 작업은 못하겠고 새벽에 집까지 운전해갈 엄두는 안나고 하여 잠자려고 누웠다가 배가 고파 눈이 점점 말똥말똥해져서 뭐좀 먹어야겠다싶어 밖에 나갔는데 날은 안춥고 깜깜한 도로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안보인다. 신나서 역주행했다. 가까운데 열려있는 곳이 편의점 밖에 없어서 마지막으로 먹은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한, 컵라면-튀김우동을 골랐다. 컵라면 중 그나마 고르게 되는 것은 농심 튀김우동. 한때는 튀김우동안의 정체모를 네모난 그것이 쫄깃하고 맛나다 느꼈던 적도 있었건만 몇년만에 먹어보니, 물에 뿔린 두꺼운 명함쪼가리를 씹는 것만 같다. 게다가 그 조미료의 인간적이지 못한 향까지. 이렇게 맛없는 음식을 돈내고 먹어왔다는것이 분하지만 늦게나마, 나의 혀가 MSG의 유혹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작업실에 간식거리를 좀 비축해둬야겠다 싶어 편의점을 몇바퀴 돌았지만 역시 편의점 안에는, 사람이 먹을만한 것이 맥주밖에 없다. 오랜만에 과자코너를 살펴보니 환경을 생각하는양 재생지로 포장한 무첨가물 no밀가루 저나트륨 어쩌구 하는 과자들이 한가득이다.(가격은 두배) 그래봤자 설탕덩어리고 올리고당과 올리브유을 썼다해도, MSG에서 자유로워진 입맛이 느끼기에는 비인간적이기가 매한가지인것. 그런것을 먹느니, 과자의 고전인 새우깡이나 포테이토칩을 소량만 먹는것이 훨씬 낫다. 웰빙을 내세우며 구라치는 그것들을 뒤로하고 아주 인.간.적.으.로. 알콜이 들어간 보리음료와 구름이 나오는 과자를 사들고 왔다. 만족스럽다. 2. 어쩌다보니 학교를 또 다니게 되었다. (학교에서 마일리지를 준다면, 나는 세계일주를 하고도 남을 것이다.) 학교에 다닐때는 도망치고 싶어 미칠지경이었는데 이럴때는, 나도 나를 모르겠다. 등록금은, 신입생때의 입학금에서 5배가 불어나 있었다. 대학에서 뭘 공부한다고 해서 그에 대한 지식이 딱히 많이 불어나는것 같지는 않다는 불평에 대한 우스갯소리로 그건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우수한 머리를 대학에 놓고 졸업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대학은 학생들이 놓고간 머리가 쌓여 점점 살쪄가는것이라고 농담했었는데 이전보다 5배나 먹어대는걸 보니, 대학이 정말 많이 살찌기는 했나보다. 모든게 MSG 때문이다. 1. ![]() 피터 조셉 감독의 다큐멘타리 <시대정신>. 상영금지처분되어 극장에서 틀지는 못했지만 감독이 구글에 영화를 올려 맘껏 퍼가라고 한 덕에 나도 퍼왔다. 왕 뒷북. 둥둥둥~ 피터조셉 감독은 이름도 가명이고, 영화 만든후에 각종 협박에 시달려 지금은 숨어서 다른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속편 끝에 소개되는 사이트는 http://thezeitgeistmovement.com/ 영화 홈페이지는 http://www.zeitgeistmovie.com/ 시대정신 zeitgeist: The Movie 2007 "단지, 선택하면 됩니다. 두려움과 사랑중에서" Part 1 - The Great Story Ever Told (기독교)
'가정을 이루지 않고 사는 개인'의 가장 큰 기쁨이자 문제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사람보다 그렇다는 것이지만) 외롭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여 어디에 쓸것인가'의 문제인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 꼭 부러운 상황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가정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가족이 주는 혜택을 기꺼이 맞바꾼 사람들의 삶이 기준이 되는 유독 가족중심인 우리 사회에서는 사실 가정을 이루지 않고 산다는 것은, 좀 불편한 일이다. 혹자는, 혼자살면 자유롭지 불편한게 뭐가 있냐 하지만 가족은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시키기 위한 가장 기본 단위여왔고 이기적인 동물인 인간이 일부일처의 가족을 만드는 이유는 '효율'때문이기에 가정을 이루지 않고 산다는것은, 가족 단위로 제공되는 여가, 혜택, 제도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뜻하며 그 결과, 공동체의 문화에서도 어느정도 제외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한 혜택이나 제도, 공동체의 소속감이 주는 심리적 안락함에 대해서는 익히 짐작하는 바이나 그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가정을 이루지 않는것'을 선택한 나는 그 불편함에 대해 가끔 불평은 할지언정, 선택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아왔다. 그런데 요즘 그 불편함에 대해 어떠한 더 굳건한, 현실적인 방어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 내지는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가정을 이루지 않는 삶도 삶의 여러형태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물론, 연애는 한다는거 ^^) '언젠가는 가족을 이룰 진행형'으로 보기 때문이어서인지, 부부간의 역할 분담이라던지, 가정에서의 대화라던지에 대한 책들은 하나가득 서점에 깔려있어도 혼자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혼자있는 시간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유지하고 시간을 배분하며 혼자일을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해, 제시된 좋은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사실 그 '좋은 모델'이라는 말도 좀 웃기다고 생각하는데, '파랑새'를 찾는답시고 꿈에 부풀어 선택한'화려한 싱글'은 사실 '파랑새'를 찾아 결혼하는것과 크게 다를바 없는, 오래가지 못할 꿈인데다가 가정을 만들지 않고 사는 삶에서 가능한 삶의 형태란 '가정'이 보여줄수 있는 가능한 형태보다 훨씬 다채롭고 무궁무진하기에 '특정 모델'로 한정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아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어떠한 불편을 감수하고도 결국 끝까지 가정을 이루지 않는 사람들이란 '어떠한 쫓고 싶은 모델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게 생겨먹어서', '그것이 최선인' 경우가 대다수인것이다.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들에게 "혼자사는 사람들은 우울증으로 일찍 죽는다더라. 늦기전에 일찍 결혼해라" 라고 말하는 기혼자들이 있다. 그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이며, 다른 종류의 삶을 포용하지 못하는 염치없는 말인지 지적하고 싶지만 그저 가만히 듣고만 있어왔던 것은 그들이 다른 동기모임에서는 가장으로서의 노고와 우울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일 것이라는 것을 익히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수'라는 명목으로, '비혼자'를 '미혼자'로 싸잡으며 '기혼자라는 공동체의 음모'를 유치하게 과시한다. 짜증은 좀 나지만, 점점 굳건해져가고 있는 주변의 기혼자층의 과시와 스치게 되는것은 사실 아직은, 그저 불평꺼리 정도일뿐 불편함에 대한 '위기감'으로까지 번지지는 않고 있다. (나잇대로 볼때, 그들이 이혼할 나이가 되려면 몇년더 있어야 하기도 하고 ㅋ) 그보다 최근에 느낀 위기감의 원인은 그간 그 불편함을 무시할만한 별거아닌 걸로 상쇄시키던 많은 이유와 존재들이 예전만큼 즐겁지 않기 때문이다. 해야할 쌓인 일이나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그것들이 이전만큼 만족스럽지 않다는 느낌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많은, 그 혼자보내는 시간이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며 한편으로는 '아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수준에 대한 불만족이 아니라, 그 가치에 대한 불만족이다. '혼자 너무 오래 살아서 만사가 귀찮은 30대 중반여성의 변덕스런 증상'은 아니고 중요하다고 여기던 것, 가치있다고 여기던 기준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현실적인 대책이나 방안이 필요해 보이는데, 사실 누군가의 조언을 듣기엔 내가 그리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기도 하고 대부분의 지인들은, 애보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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