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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부터 6개월 가량을 앓아눕고나서
겨울부터 겨우 하루에 한두시간씩이나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후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동안 몸은 많이 회복되어 힘없이 얇아져 쓱쓱 빠져나가던 머리카락은 탱탱하게 회복되고 다시 수북해졌고 다리통증도 웬만한 거리는 도보가 가능한 정도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그 능력을 인정하게 된 놀라운 분들을 소개해보자면 첫번째 분은 탈모로 윗머리가 훤한 단골로 다니는 미용실의 아줌마 선생. 딱 보기에, 자기 머리에는 별로 신경을 못쓰고 있는 듯한 그 미용사는 장인의 냄새가 나는 꼼꼼하고도 섬세히며 입체적인 가위질때문에, 까칠한 공갈에게 후한 점수를 얻고 계신 분이다. 단지 샴푸나 두피 진정제 따위를 팔기 위해 하는 립서비스가 아닌,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두피가 약해질대로 약해져 멀리가 훌훌 빠지고 있던 공갈의 헤어 난국에 나보다 더 예민을 떨며 이것저것 신경을 쓰던 아줌마 미용사인데 얼마전 머리를 다듬으러 미용실에 갔더니 다시 머리가 건강하게 자라는것에 대해 자기 머리인양 좋아해줬다. 파마하러 갔었는데, 머리가 이렇게 건강해졌으니, 파마안하고 그냥 가위질로도 충분히 손질 가능하다며 돈되는 파마를 결국엔 안하고 커트만으로 드라이 안해도 손질 가능한 머리형태를 잡아주었다. 헤어를 맡기는 것은 몸을 맡기는 것과 같아서 일종의 스킨쉽이기 때문에 일일히 말하지 않더라도, 가위를 잡은 사람과 머리를 맡긴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가가 관계의 지속성을 좌우하게 된다. 그런 곳에는, 아무리 멀리 이사가더라도 꼭꼭 찾아가게 되고 커트비용이 인상되었더라도 신경쓰지 않게 되기 마련이다. 대화는 커뮤니케이션의 필수이고, 말 안하면 어떻게 아냐고들 하지만, 모든것을 다 일일히 설명해야만 알아듣는 관계라면 몸을 맡기고 싶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그저 일상적인 대화 정도는 가능할지 몰라도, 깊은 스킨쉽이 이뤄지기는 힘들다. 놀라운 능력의 두번째 소유자는, 요즘 다니는 한의원의 한의사분. 머리카락도 건강해지고, 살도 다시 올랐지만 급작스런 다리부종으로 인한 통증과 염증은 사실 거의 없어지지 않아서 걷거나 오래 서있을때, 5센티 이상의 구두를 신을때는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타고 올라오는 통증을 참기가 계속 힘이 들었었다. 손상되었던 신경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지만 발목 관절의 염증으로 인해, 접질린 것과 같은 상태의 만성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나.. 했었는데 몇개월전부터 한의원에서 꾸준히 맞고 있는 '봉침'과 침, 뜸으로 이젠 걷는 운동까지 가능한 정도의 상태가 되었다. 사실 모든일에서 출석률이나 지속성이 매우 저조한 공갈이 거의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한의원에 나간 것은 가히 놀랄만한 일인데 "나의 의지가 강해서" 라기 보다는 한의원에 가지 않을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 놀라운 구석이 그 한의원에 있었기 때문이라는게 옳다. 단순히 증상을 듣고 약을 처방하는 양방과 달리 아픈 부분을 누르고 침을 찾아 놓는 한방 또한, '몸의 대화'를 필요로 하는 구석이 있는데, 침도 침이지만, 꾸준한 내원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위의 미용실과 같은, 바로 그,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미용실과 한의원을 묶어 비교하는게 살짝 거시기할지 모르지만. 거칠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가위에 머리를 맡겨야 하는 예민한 입장이나 침을 쥔 손에 몸을 맡겨야 하는 아픈 사람은 상대방이 진정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의지가 몸에 베어있는지에 대해 살필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약자입장'이기 때문에 긴장을 풀어도 되는 것인지, 그저 기계적으로 대하고 있는것은 아닌지를 몸으로 다 느낄수 있다. 한의학에 대해 무지하지만, 환자입장에서 '스킨쉽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적극성과 숙련도' 또한 좋은 한의사의 조건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적극적이고자 하는 의지 뿐만이 아니라 일정 훈련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하여, 손으로 살짝 만져도 아픈 부위을 침으로 콕콕 찔러대는 그 순간에는, 내가 여기 왜 왔나 싶지만 어느새 며칠후, 다시 한의원으로 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스킨쉽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선수'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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